Hanbange 3.0 - (C) Breadu Soft 2008

용쟁호투: 전설의 시작

 

1964년, 이소룡이
월드스타로 주목받기 전

 

소림고수 황택민은 그와
일생일대의 대결을 벌인다

 

서양인에게 쿵푸를 가르치는
이소룡을 일깨우려는 목적이었다

 

이 영화는
그 결전을 그리고 있다

 

1963년, 중국 하남성 북소림

 

쿵푸의 발상지

 

소림의 고수
황택민 사제를

 

여러분께 소개하게 돼서

 

참으로 기쁘게 생각합니다

 

아미타불

 

별말씀을요

 

저희 태극권 무술학교의
영광입니다

 

1964년, 샌프란시스코

 

영화 '용쟁호투'의 탄생
9년 전

 

쿵푸는 경쟁이 아니다

 

종교도 아니지

 

삶과 죽음에 관한 것이다

 

알겠나?

 

이제 실생활에서

 

창과 검은 사라졌다

 

벽돌이 있다면

 

벽돌을 쓰면 되고

 

깨진 유리조각이 있다면

 

그걸 쓰면 된다

 

그럼 상대를 빠르게
제압할 수 있지

 

그게 영춘권의 정신이다

 

영춘권을 습득하면

 

어딜 가든

 

존경받게 될 거다

 

왜 그러세요?

 

또 도박에 손댔다며?

 

차이나타운에선
다들 그렇죠

 

내 제자는 안 돼

 

이번엔 얼마나 잃었어?

 

그냥...

 

- 조금요
- 얼마냐고!

 

2백 달러요

 

도박도 무술처럼
생각 없이 하는군

 

그 깡패 녀석들이
수금하러 와서

 

물러터진 주먹으로
쓰다듬겠냐?

 

아니겠죠

 

그래
그런 일은 없겠지

 

자, 여러분
계속 단련해라!

 

액션!

 

왜요?

 

필름이 다 됐어

 

또요, 프랭키?
이거 중요한 장면인데!

 

쇼트 엔드로 쓸 거야

 

필름 갈아요
빨리 끝내죠

 

그래

 

마지막에 걷어찬 사람이
누구죠?

 

깡패4

 

알았어요

 

스티브, 비니

 

다시 덤비고

 

나머진 바닥에
쓰러져있어

 

사부님

 

고환을 맞은 거 같아요

 

몇 번을 말해야 돼?

 

내가 공격할 때
뒤로 빠지라니까

 

- 그럼 카메라에 안 잡히죠
- 사운드 체크!

 

어차피 넌 안 나와
나만 찍으니까

 

액션!

 

하나! 둘!

 

사부님

 

영화에 출연시켜 주셔서
감사해요

 

뭘, 재능 있던데

 

잘 얻어터지는 것도
실력이야

 

고맙습니다

 

질문 있어요
제 무술 실력은 어때요?

 

열심히 하잖아

 

본인만의 방식을
만들어가고 있지

 

그게 뭔데요?

 

나쁜 습관 말야
와 봐, 보여줄게

 

잘했어

 

사타구니가 비었지

 

실전에선 어떨까?

 

자신이 강하다고 생각해?

 

다 때려눕힐 수
있을 것 같지?

 

덤벼봐!

 

네 실력을
보여달라고!

 

진정해, 맥

 

화 가라앉혀

 

넌 그걸 넘어서야 돼

 

쿵푸는 곧 단련이다

 

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야 돼

 

나쁜 기운이 배출되도록

 

- 말해봐
- 뭘요?

 

- 왜 그렇게 분노가 쌓였지?
- 아니에요

 

제가 한심해서 그래요

 

 

부끄러워할 필요 없다

 

괜찮아요

 

제 자신에게
부끄러워서 그래요

 

네 주먹을 연달아
맞았다면

 

분명 쓰러졌을 거다

 

전에 복싱 배웠지?

 

아뇨

 

주먹 쓰는 법을
배운 거 같은데

 

아버지한테 배웠나?

 

그런 셈이죠

 

좀 전에 내가
뭘 한 줄 아니?

 

네 머릿속을
들여다봤어

 

상대의 정신을
알고 싶으면

 

그의 주먹을 맞아보면 돼

 

네가 이겼다

 

원래 잘해요

 

난 네 사부다

 

어떻게 살라고
훈계할 생각은 없어

 

근데 이건 알아둬라

 

대결에서

 

불필요한 감정은
거두는 게 좋아

 

팔이 밖으로 가야지

 

그래도 폼은
그럴듯하죠?

 

그다지

 

포기하긴 일러

 

이제 그만 돌아가

 

문 닫을 시간이야

 

비니, 비니, 비니

 

여기 있었군

 

토니

 

오랜만이야

 

어제 야구장에서 봤어

 

자이언츠가 졌더군

 

또 말야

 

블라썸 이모한테
돈 갚아야지

 

저리 가!

 

비키라고!

 

우리 조직을
우습게 보면 안 되지

 

잠깐!

 

이제 다 놀았나?

 

애들 데리고
북쪽으로 돌아가

 

내일까지 비니가
돈 갚을 테니까

 

아니면 지금 여기서
나랑 끝장을 보든가

 

빨리들 일어나
철수하자

 

이번 일을 계기로
철 좀 들어라

 

그래야지

 

다음엔 LA 다저스에
걸 거야

 

그러다 골로 간다

 

맥키!
린넨 배달 가야지

 

빨리 다녀와!

 

알겠어요

 

아직도 젓가락질 못해?

 

야만인이잖아요

 

야만인은 너지!

 

골목에서
싸움질이나 하고

 

내 책상에
다리 올리지 마!

 

사랑해요, 엄마

 

황택민이네

 

소림사를 떠난대

 

진짜?

 

그자라면 사부의 상대가
되지 않을까?

 

그래도 사부가 강할걸

 

뭐라고 써 있어?

 

순례를 떠난다는군

 

미국에 전파된
쿵푸의 현황을 파악하고자

 

그래?

 

어디로 온대?

 

샌프란시스코

 

가져왔어요

 

종업원 유니폼 20벌

 

냅킨 96장

 

식탁보 60장은?

 

진정해요
차에 있어요

 

당장 필요해
전부 더러워졌다고!

 

알았어요!
내가 손이 열 갠가?

 

사람 좀 보내주든지

 

수란, 와 봐

 

도와줘서 고마워요

 

새로 왔죠?

 

스티브예요

 

영어 못해요?

 

그렇군

 

난 스티브를 먹어요

 

잘못 말했다...

 

난 스티브를 먹었어요

 

이번에도 틀렸는데요

 

방금 영어한 거 맞죠?

 

외부인과
얘기하면 안 돼요

 

이름이 뭐죠?

 

권수란이요

 

수란...

 

저거 가져가도 될까요?

 

'베이스볼 다이제스트'
잡지요?

 

그러세요

 

이걸로 영어 공부했군요

 

뭐든 구할 수 있는 걸
활용하죠

 

식탁보 주세요

 

빨리 들어와!

 

고마워요

 

위험한 짓이야

 

블라썸 이모네 종업원하고
엮이면 곤란해

 

그게 누군데?

 

'차이나 게이트'
식당 사장인데

 

'칭 허우' 삼합회를 위해
돈세탁을 해주고 있어

 

그 여자도
거기 소속인 거지

 

밀입국 대가로
빚진 돈을 갚을 때까진

 

골치 아프네

 

출출하지 않냐?

 

- 뭔데?
- 바다 벌레 바비큐

 

징그럽게

 

너한텐 징그러워도
나한텐 고향의 맛이야

 

6개 주세요

 

'잭슨 카페' 매니저한테
들었는데

 

뭐래?

 

'제레미 오브라이언'호로
황택민이 내일 입국한대

 

- 어떻게 알았대?
- 그 사람 친척이야

 

만나러 가자

 

만나서 어쩌려고?
무시당할걸

 

악수라도 하고 싶은데

 

- 사부한테 말할 거야?
- 안 할래

 

제레미 오브라이언

 

실례합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스티브 맥키라고 합니다

 

제 구두를
닦아주실래요?

 

아니요

 

고맙습니다

 

다음으로 미룹시다

 

뭐라고 하셨죠?

 

나더러 당신 구두를
닦아달라고 하더군요

 

비니 이 자식...

 

제 친구 녀석이...

 

장난을 쳤나 보네요

 

네, 이해합니다

 

무슨 볼 일이라도
있습니까?

 

미국에 오신 걸
환영해드리고 싶었어요

 

마중 나온 분이 있겠죠?

 

그런 호사는
즐기지 않습니다

 

황택민 대가님 맞죠?

 

소림사에서 오신?

 

그렇습니다

 

제가 태워드릴까요?

 

- 태워줘서 고맙소
- 별말씀을요

 

대가님

 

괜찮으시면 저한테도

 

한 수 가르쳐주시겠어요?

 

모시는 스승이 없습니까?

 

브루스 리 사부님께
쿵푸를 배우는 중입니다

 

그렇군요

 

이진번에 대해
익히 들었습니다

 

이 사부의 제자라면

 

글쎄요

 

내가 가르칠 게
없습니다

 

- 내일 봐
- 이 자식!

 

살아있는 전설을 만났는데
헛소리를 지껄이게 해?

 

더 심한 말도 있었는데

 

뭔데?

 

원래 알려주려던 말은
"당신 거시기 엄청 작네"

 

그만!

 

도장에선 외설금지

 

근데 살아있는 전설을
만나다니?

 

난 매일 보면서

 

죄송해요, 사부님

 

황택민 얘길 한 거예요

 

- 뭔 개소리야?
- 사부님, 말이 거칠어요

 

시끄러워, 비니!

 

어떻게 만났는데?

 

샌프란시스코에 온다 길래

 

악수라도 청하려고
달려나갔죠

 

여기 온 목적이 뭐래?

 

구경하러 왔대요

 

뭘 구경해?

 

그건 모르겠고
사부님에 대해 알던데요

 

그러니까

 

소림에서 날 감시하려고
황택민을 보낸 건가?

 

설마요

 

홍콩에서 엽문 사부님께
영춘권을 배울 때

 

우리 할머니가 백인이란 걸
소림에서 알아냈거든

 

어떻게 됐냐고?

 

사부님께 나를
가르치지 말라고 했어

 

그래서 미국으로 와서
내 도장을 연 거야

 

소림은 그런 내가
탐탁지 않겠지

 

정말 사부님 때문에
황택민이 왔을까요?

 

아니면 왜 하필
여기로 왔겠어?

 

그런 건 대체
어디서 배웠어?

 

배우는 중이지

 

장담컨대

 

앞으로 더 나아질 거야

 

차이나 게이트

 

여기 세우면 어떡해!

 

예약했다, 이놈아!

 

차림새를 봐라

 

몰래 타지 마라

 

엄마가 주행거리
확인하니까

 

고맙습니다

 

고마워요

 

더럽게 비싸네

 

- 밥이나 시켜
- 쌀 한 톨마다 돈 받나?

 

이 쪽지를 전해야 돼

 

- 영어잖아
- 수란도 영어할 줄 알아

 

읽는 건 못할 수도 있지
내놔

 

뭐 하려고?

 

중국어로 써주려고

 

저기 있다

 

- 저기요, 저기...
- 웨이트리스

 

네, 손님

 

깨끗한 냅킨 좀
주시겠어요?

 

고맙습니다

 

순조롭네

 

아주 순조로워

 

설마가 사람 잡는군

 

저 사람이
블라썸 이모야?

 

조폭 같지 않은데

 

이모 같지도 않잖아

 

차이나타운 상점 절반을
쥐락펴락하는 인물이야

 

뒤에 있는 남자는

 

바비 첸이야
보디가드지

 

누구한테도
진 적이 없대

 

내 뒤에 있는
험상궂은 남자 둘 보여?

 

블라썸 이모의
뒤를 봐주는 이들이지

 

이모가 자릿세를
또 올리면

 

어떻게 되겠어?

 

사부님이 내지 않는 한

 

비니도 절대 안 내

 

사부님이랑 너랑 같냐?
그만 가자

 

음식은 안 먹어?

 

그럴 돈 없어!

 

무슨 일 있어?

 

황택민이요

 

- 그냥 무시해
- 그게 안 돼요

 

내가 애써 일궈놓은 걸

 

무너뜨릴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에요

 

대결을 청했나?

 

아직요

 

그럼 됐잖아

 

그렇지 않아요

 

백인에게 쿵푸를 가르치는 걸
다들 반기지 않아요

 

게다가 난 백인과
결혼까지 했죠

 

그자가 이곳에서
일인자로 자리잡으면

 

모든 게 달라져요

 

머지않아

 

결전을 치러야겠죠

 

수란

 

이러면 안 돼요

 

- 들키면 곤란해져요
- 줄 게 있어요

 

영어 문법책이에요

 

고마워요

 

그럼 주어를 바꿔서
문장을 만들어볼게요

 

주어가 바뀌면
동사도 바뀌죠

 

제가 읽어볼게요

 

이 문장으로 해보죠

 

'나는 오늘 아침에
피곤했다'

 

나는 오늘 아침에
피곤했다

 

'당신은 오늘 아침에
피곤했다'

 

당신은 오늘 아침에
피곤했다

 

'그는 오늘 아침에
피곤했다'

 

그는 오늘 아침에
피곤했다

 

'우리는 오늘 아침에
피곤했다'

 

우리는...

 

권수란

 

외부인과 절대로
대화하지 마

 

내 지붕 아래
있는 동안은

 

부탁이에요, 부인

 

언제까지 여기서
일해야 하죠?

 

내가 끝났다고 할 때까지

 

여기서 일하는 게
다행인 줄 알아

 

아니면 창녀촌에서
몸이나 팔고 있을 텐데

 

거래처에서 너 정도면
후하게 쳐줄걸

 

그러니까

 

또다시 영어를
가르치다 들키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받게 될 거야

 

안녕하세요!

 

대가님!

 

맥키 씨

 

어디 가세요?

 

샌프란시스코에 오면

 

금문교에 꼭
가보고 싶었거든요

 

타세요

 

- 그래도 될까요?
- 네, 그럼요!

 

고맙습니다

 

참으로 아름답군요

 

네, 멋진 곳이죠

 

저도 여기 와서
제일 먼저 보러 왔었죠

 

이곳 출신이 아니군요?

 

인디애나에서 왔어요

 

인디애나의 매력은
뭐가 있습니까?

 

1년에 한 번 성대한
자동차 경주가 열리죠

 

옥수수로 유명해요

 

생산량이 엄청나죠

 

거기서도 쿵푸를 배웁니까?

 

제가 오기 전까진
그렇지 않았어요

 

그렇습니까?

 

당신의 사부에 대해
말해보세요

 

쿵푸에 관해
큰 목표를 갖고 계시죠

 

영화도 찍고
TV 출연도 하세요

 

쿵푸가 TV에
나온다고요?

 

그러는 목적이 뭔가요?

 

쿵푸의 위대함을
널리 알리려고요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맥키 씨에게 쿵푸는
어떤 의미입니까?

 

강해질수록 더 많은 이들이
우러러본다

 

그래서 쿵푸를
배우는 겁니까?

 

강해지려고?

 

내 힘으로
일어서고 싶어요

 

북소림에서는

 

쿵푸를

 

자기 수양과 자아 발견을
위해 수련합니다

 

우선적으로

 

쿵푸의 근본은
주먹에 있지 않습니다

 

가슴속에 있지요

 

동네까지 태워드릴게요

 

아닙니다

 

이곳에서 '왕슈'를
해야겠군요

 

왕슈요?

 

노을 아래서의
수련 말입니다

 

고맙습니다

 

맥키 씨

 

감사합니다

 

맥키

 

그 동작은 뭐야?

 

몸 좀 풀었어요

 

백조로 변신하려고?

 

그런 건
안 가르쳤는데

 

그냥 따라 해봤어요

 

누구를?

 

황택민이요

 

그자가 널
가르쳤다고?

 

우연히 만나서 제가
동네를 구경시켜줬어요

 

그래

 

많이 착해졌네

 

부탁 하나만 하지

 

시합 후에
나와 만나게 해줘

 

얘기 좀 하게

 

- 남자 대 남자로
- 알겠어요

 

안녕하세요

 

잭슨 카페에 갔더니
여기 계신다 길래

 

들어오세요, 맥키 씨

 

감사합니다

 

차를 끓이고 있었는데

 

함께하시지요

 

사부님께서 대가님을
만나뵙고 싶대요

 

무슨 이유로요?

 

미국에서 도장을 연 자신을
감시하러 왔다고 여기세요

 

맥키 씨 생각은
어떻습니까?

 

그래서 저에겐
가르쳐주지 않는 거겠죠

 

쿵푸는

 

싸움의 기술이 아닙니다

 

삶과 명상을 위한 것이지요

 

중국인이 탄생시켰고

 

중국인에게 속해있어요

 

그걸 우리와 공유하면
안 되나요?

 

원자 폭탄의 비법을
공유합니까?

 

쿵푸와 원자 폭탄은
다르죠

 

그래요

 

쿵푸가 훨씬 강력합니다

 

폭탄은
죽음을 불러오지만

 

쿵푸는
기에서 비롯됩니다

 

삶의 의지죠

 

삶은 죽음보다
강한 것입니다

 

대가님은 참...

 

제 기대와 다르시네요

 

뭘 기대했나요?

 

떠들석한 환영을 받으며
입국하실 줄 알았어요

 

저는 수도승입니다

 

TV 스타가 아니지요

 

감사합니다

 

카페에서 일하신다고요?

 

- 앉으세요
- 아뇨

 

괜찮습니다

 

불안해 보이는군요

 

이곳에 오신 목적이
알고 싶네요

 

접시를 닦으러 왔소

 

그런 허접한 일을 하러
왔을 리가 없죠

 

정직한 노동이고

 

필요한 작업입니다

 

하지만 대가께선
무림고수시잖아요

 

참모습을 들여다보면

 

매우 부끄럽습니다

 

왜요?

 

자존심을 다스리지
못했습니다

 

상대에게
심각한 부상을 입혔지요

 

존경하던 분을요

 

큰 죄를 지었습니다

 

그러니

 

속죄를 해야겠지요

 

겸손한 마음으로

 

정신을 가다듬어야 합니다

 

정신을 가다듬어요?

 

말해보세요

 

당신의 사부에게
무엇을 배웠습니까?

 

제압 기술이요

 

제압 기술?

 

제자들을 모아놓고
고작 제압 기술이라니

 

참으로
겸손한 가르침이군요

 

부탁하건대

 

생각할 시간을 주세요

 

사부님께 뭐라고 전할까요?

 

이렇게 전하세요

 

직접 만나 대화하자고

 

이거 보여?

 

이게 뭘까?

 

가라테를 배운 자다

 

지금부터
시범을 보이겠다

 

북미 챔피언이자

 

거구를 자랑하지

 

하지만 나에겐
비법이 하나 있어

 

바로 촌경이란 거지

 

뭐지?

 

이 가라테 선수를
무너뜨릴 때

 

그의 제자들도
옆에서 지켜보겠지

 

왔어?

 

관중들 꽉 찼지?

 

네, 많이 왔네요

 

오늘이 지나면

 

쿵푸가 널리 알려질 거다

 

훌라후프보다 더

 

코카콜라보다 더

 

그 중심엔 내가 있겠지

 

분명 그럴 거예요

 

그래서...

 

- 황택민과 얘기해봤니?
- 네

 

여기 온 목적이 뭐래?

 

정신을 가다듬기 위해서래요

 

어떤 식으로?

 

잭슨 카페에서
접시를 닦으면서요

 

그래

 

대단한 황택민도
나무에서 떨어졌군

 

소림승들이
훈육하는 방식이야

 

실수를 저질렀을 때
자만하지 않도록

 

오늘 온대?

 

 

수고했다

 

오늘 시작과 끝을
보게 되겠군

 

박수로 맞아주세요

 

영춘권의 대가
부르스 리!

 

화이팅, 브루스 리!

 

- 별일 없으시죠?
- 좋아요

 

가라테는 얼마나
수련하셨죠?

 

22년이요

 

제 나이랑 비슷하네요

 

- 살살하세요
- 그럽시다

 

신사 숙녀 여러분

 

오늘 시합은
쿵푸와 가라테의 대결입니다

 

여기 계신 빈스는
세계 챔피온이죠

 

그러니 살살 다뤄달라고
부탁을 해야겠죠

 

제가 운이 좋았네요

 

이번엔 좀 더
천천히 가죠

 

이렇게 할까요?

 

주먹을 날릴 때
신호를 줄게요

 

그래야 제자들한테
제대로 시범을 보이죠

 

준비되셨죠?

 

자, 갑니다

 

지금이에요

 

하나

 

 

셋!

 

저런

 

이것도 소용없네요

 

그럼 이렇게 할까요?

 

빈스가 먼저
공격하세요

 

신사 숙녀 여러분

 

여기 황택민 대가가
오셨습니다

 

소림사의 무림고수시죠

 

제 권법을 보기 위해
여기까지 행차하셨네요

 

황 대가님

 

만족하십니까?

 

그렇습니다

 

감사하군요

 

소림의 지혜를
한 수 보여주시겠어요?

 

당신의 실력은
익히 보았습니다

 

당신의 약점 또한
잘 알고 있지요

 

무슨 뜻이죠?

 

좋을 대로 해석하세요

 

소림의 말장난은
그만두시죠

 

시원하게 털어놓으세요

 

당신의 기교는
인상적입니다

 

가히 완벽에 가깝지요

 

허나

 

한계점이 하나 보입니다

 

그래요?

 

뭡니까?

 

당신 자신입니다

 

야망과 자부심을 위한
기술일 뿐이죠

 

당신의 권법엔
정신이 담겨있지 않습니다

 

기교가 아무리 뛰어나도

 

그 결핍은
채워지지 않습니다

 

행동으로 보여주시죠

 

어떻게 말입니까?

 

대결해봅시다

 

지금 이곳에서요

 

관중들이 직접
판단할 수 있도록

 

아니요

 

제안은 고맙지만

 

여기 온 이유는
그게 아닙니다

 

그럼 뭡니까?

 

그 이유는

 

당신의 제자가
저를 초대했기 때문입니다

 

괜찮다면
그만 가보겠습니다

 

내가 제자를 시켜
부른 겁니다

 

대중들 앞에서
거절할 줄은 몰랐군요

 

굳이 대결할 필요 없소

 

자신의 한계를
드러내고 싶나요?

 

대중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대중은 말로
설득할 수 없어요

 

직접 보여줘야 믿죠

 

무책임하네요

 

나는 미래고
당신은 과거에 불과해요

 

본인이 더 잘 알겠죠!

 

왜 거절하셨어요?

 

자아를 다스리러 온 거지

 

뽐내러 온 게 아니오

 

공개 시합을
거절하시면 어떡해요

 

싸울 때와 아닐 때를
구분할 줄 알아야지요

 

그래도...

 

싸울 때라는 건
어떻게 알 수 있죠?

 

인생을 걸 만큼
가치 있는 일이

 

눈앞에 있다면

 

반드시 싸워서

 

지켜내야겠지요

 

그걸 찾아낸다면

 

한 수 가르쳐드리겠소

 

여기서 기도하는군요?

 

 

가족을 위해서

 

우리 조상님들에게
빌어요

 

부디 지켜달라고

 

당신도 기도해요?

 

아뇨

 

가족을 위해서 안 해요?

 

난 가족이 없어요

 

아무도 없어요?

 

반 년 전에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아버지란 사람은
12년 째...

 

감옥에 있어요

 

유감이네요

 

취미는 뭐예요?

 

재미로 하는 것들

 

뭘 하면 재밌을까요?

 

같이 가요

 

어서요

 

겁내지 말고

 

내가 잡을게!

 

잡았다!

 

좋아요
자세 잡은 다음

 

공을 보고

 

이렇게 치면 돼요

 

잘하네요!

 

잘했어요!

 

잘하는데요?

 

- 이거 맞아요?
- 네

 

내가 공을 던져줄게요

 

준비됐어요?

 

아뇨

 

그래도 공은 던져요

 

괜찮아요
처음 하는 거잖아요

 

- 난 소질 없나 봐요
- 집중해요

 

공을 끝까지 보고
방망이를 밀어 올려요

 

방망이를 휘두를 땐
발에 힘 꽉 주고

 

준비됐죠?

 

네!

 

어머, 어떡해!

 

좀 괜찮아졌어요?

 

그러네요

 

정말 신기하네요

 

어떻게 한 거예요?

 

'혈'이라는 건데
여길 눌러주면

 

거기에 좋아요

 

공에 맞았을 때
기가...

 

흐트러졌어요

 

- 기?
- 네

 

이렇게 눌러주면
기의 흐름이 원활해져요

 

이제 편해졌을 거예요

 

이런 건
어디서 배웠어요?

 

집에서 한의학을
공부했어요

 

서양 의술을 배우고 싶어서
여기에 왔죠

 

명문대에 들어가서요

 

그게 내 꿈이에요

 

멈춰요! 멈춰!

 

뭣들 하는 짓이야?

 

이런 빌어먹을 놈들!

 

시끄러워!

 

돈이나 내놔!

 

그만해! 이거 놔!

 

이런 깡패 놈들!

 

엄마!

 

얼마나 다쳤어?

 

몰골은 엉망인데
생명엔 지장 없대요

 

비니 어머니의 공장을
다 깨부쉈어요

 

왜?

 

블라썸 이모한테
자릿세를 안 냈거든요

 

삼합회 일원이잖아

 

왜 안 냈대?

 

사부님도 안 내시니까
괜찮을 줄 안 거죠

 

그야 다르지

 

- 나한텐 독촉하지 않잖아
- 왜죠?

 

홍콩에서 어린 시절을 보낼 때
매일 싸우고 다녔어

 

그래서 아버지가
쿵푸를 배우게 했지

 

16살에 학교에서
불량배와 붙었는데

 

녀석의 다리를
부러뜨린 거야

 

알고 보니 그 녀석이
삼합회 두목의 아들이었어

 

그들은 나를
감옥에 보내려 했고

 

아버지는 그들과
거래를 했지

 

날 미국에 보내기로

 

그들이 나를
건들지 않는 한

 

나도 건들지 않을 거야

 

차이나 게이트 식당에
여자들이 붙잡혀 있어요

 

- 서빙하는 종업원이요
- 알아

 

미국행을 도와준다는 빌미로
영원히 붙잡아둔다지

 

그중 한 명을 알아요

 

그녀가 벗어날 수 있게
도와주실래요?

 

충고 하나 할까?

 

그냥 내버려둬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당신의 사부와
상의하는 게 좋겠군요

 

사부님은 관여하지
않겠대요

 

대가께서 나설 자리가
아닌 건 알지만

 

놈들에게 충고 정도는
해줄 수 있잖아요

 

미안합니다, 맥키 씨

 

말했다시피

 

난 접시를 닦으러
왔을 뿐입니다

 

대체 언제까지요?

 

닦을 접시가
없을 때까지

 

더러운 접시는
계속 나오죠

 

그렇습니다

 

그 종업원과 마찬가지죠

 

난 영원히 갚지 못할
빚을 졌는지도 모릅니다

 

더러운 접시를 닦을 때마다
지은 죄가 떠오릅니다

 

반드시 닦아내야 하지요

 

내 정신이
맑아질 때까지

 

사부님 말씀이 옳았네요
무책임하세요

 

위대한 사부가 될 인물이
자기밖에 모르고

 

속죄가 뭐라고!

 

예전에

 

중국에 있을 때

 

제가 참가한
시범 대결이 있었습니다

 

상대는 태극권의 고수였어요

 

내가 지는 싸움이란 걸
본능적으로 알았어요

 

모든 수도승들이
지켜보고 있었죠

 

자존심을 다스리지
못했습니다

 

상대의 급소를 가격했어요

 

'몽샨'이라는
기술이었지요

 

사람을 죽일 뻔했습니다

 

그자는 다신
싸우지 못하게 됐어요

 

스스로를 방어한 거죠

 

시범 대결이었어요!

 

전력 타격은
금지되어 있었습니다

 

수치심을 견딜 수
없었습니다

 

대가님의 방식과 기술을
사용했을 뿐이죠

 

기술은 덫에 불과합니다

 

방식은 자신을
가둘 뿐이지요

 

이진번에게 그 말을
하려 했습니다

 

쿵푸는 제약이 있어선
안 됩니다

 

제약이 없는 거라면

 

수란을 구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목숨을 걸고 그녀를
도울 준비가 됐습니까?

 

공격 기술을
한번 봅시다

 

여기서요?

 

그렇소

 

공격해봐요

 

그러죠

 

힘을 과하게 쓰는군요

 

난 전혀 쓰지 않았습니다

 

계속 움직이시니까 그렇죠

 

맞기 싫으니까요

 

이번엔 가만히 있겠습니다

 

내 얼굴을 가격해보세요

 

못해요

 

왜죠?

 

황택민을 제가
무슨 수로 때려요?

 

제1원칙

 

상대를 파악하라

 

약속하지요

 

방어하지 않겠습니다

 

이제 쳐보세요

 

- 못해요
- 왜죠?

 

공평하지 않으니까요

 

제2원칙

 

자신을 알라

 

나를 알고
상대를 파악하면

 

수천 번의 대결이
두렵지 않을 겁니다

 

이 두 가지 원칙만 알면

 

쿵푸의 모든 것을
깨우친 겁니다

 

나머지는

 

시간과의 싸움일 뿐

 

스티브

 

오랜만이네

 

황택민에게 배우고 있니?

 

 

내 권법이 지루한가?

 

황 대가께서
수란을 도와주겠대요

 

곧 돌아올게요

 

두 스승을
섬기는 법은 없다

 

행운을 빈다

 

영화 잘되시길 빌어요

 

그래

 

꽤 주목받게 될 거야

 

TV 드라마 출연 섭외가
들어왔어

 

'그린 호넷'이라고

 

쿵푸는 보여주기 위한 게
아니라던데요

 

그렇겠지

 

그자는 중국 산 구석에
꽁꽁 묻어두길 바라니까

 

그래서 나와
겨루지 않는 거야

 

필요한 싸움이
아니라고 하셨어요

 

똑바로 봐

 

그자는 내가 두려운 거야

 

그동안 가르침 주셔서
감사합니다

 

천만에

 

그리고 하나 더!

 

그자에게 전해

 

나와 대결할
용기가 생기거든

 

때와 장소 상관없이
상대해주겠다고

 

다신 쿵푸를
못하게 할 거야

 

학교로 돌아가서

 

회계공부나 하라지

 

돈이 되는 일을 해야지

 

자네가

 

황택민의 친구라고?

 

맥키 씨

 

어쩐 일입니까?

 

블라썸 이모가 말하길
대가께서 사부님과 겨루면

 

수란을 풀어주겠대요

 

돕지 못해 안타깝군요

 

수란이 잡혀있어요

 

속죄하러 이곳에 오신 거
잘 알아요

 

하지만 죄 없는 사람이
고통을 당하고 있잖아요

 

목적 없는 싸움은
하지 않으신다면서요

 

무고한 사람을
구할 수 있는 기회예요

 

그게 접시를 닦는 일보다
하찮은가요?

 

이건 가라테가 아니다

 

여러분은
쿵푸를 수련 중이다

 

올림픽 출전을
위한 게 아니고

 

길에서 하는 패싸움을
위해서도 아니다

 

이제 어떻게 대처할 텐가?

 

골목에서 불량배와
마주친다면?

 

제압한다!
제압한다!

 

황 대가님

 

골목에서 불량배와 마주치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자문해봐야겠죠

 

이자가 왜 여기 있을까?

 

세상과 맞서는 자인데

 

길을 잘못 들어선
모양이구나

 

그래서 어떻게 하겠습니까?

 

자고로 사부의 역할은

 

세상과 자신을
조화시키는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자가 당신을
죽이려 한다면?

 

아마도 당신이라면

 

그자를 공격하겠지요

 

하지만 그전에

 

상대가 깨달을 기회를
주면 어떨까요?

 

상대가 거절한다면?

 

설득하지 못했다면

 

자신도 실패한 거겠지요

 

저를 일깨우러 오셨습니까?

 

오늘 여기 온 것은

 

당신의 제안을
수락하기 위해서입니다

 

당신과는 얘기해도 된대요

 

곧 풀려나게 될 거예요

 

왜요?

 

블라썸 이모와
거래를 했거든요

 

동료들은요?

 

자매나 다름없는데

 

맥, 어서 와

 

황택민과 종일
훈련하나 봐?

 

맞아요

 

그래

 

스승은 속내를
말하지 않지

 

스스로 길을 찾도록
거들 뿐

 

내가 널 황택민에게
보낸 거라면

 

어쩔 수 없지

 

대결 준비는 다 됐대?

 

그런 거 같아요

 

철저히 해야 할 거야

 

여긴 내 연고지니까

 

홍콩에서는
그자가 통하겠지만

 

그건 돈놀이하는
사람들한테고

 

너도 베팅할 거니?

 

아직 모르겠어요

 

그자는 수도승이고
난 길에서 싸웠어

 

길바닥 출신을
우습게 보지 마

 

대결의 규칙을
정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그자의 입회인이야?

 

 

어떻게 하고 싶대?

 

얼굴, 사타구니 발차기
눈 찌르기 금지

 

배경음악으로
왈츠라도 틀까?

 

발차기를 못 쓰는 건
상대도 마찬가지죠

 

이유를 알겠네

 

소림승에게
몽샨 기술을 쓴 모양이군

 

아뇨, 태극권 고수와
시범 대결 도중에요

 

상대가 죽었나?

 

거의요

 

그래서 카페에서
접시를 닦고 있군

 

이렇게 전해

 

규칙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고

 

그러다 둘 다 죽어요

 

그자가 먼저 죽겠지

 

장소를 생각해봤는데

 

샌프란시스코
시빅센터로 하지

 

입장권도 팔고
관중석도 메우고

 

- 기자들과 카메라도 불러
- 때와 장소는 상관없다면서요

 

어디서 싸우고 싶대?

 

지금 수련 중인
부두 옆 창고요

 

길에서 국수라도 팔까?
용돈이라도 벌게

 

관중은 12명 이하로

 

그렇게 하지

 

그자의 방식대로 해

 

이 말은 전해

 

단, 승부의 결과는
온 세상에 알리겠다고

 

로 선생님

 

오랜만에 오셨네요

 

어서 오세요

 

이렇게 성업 중이니
얼마나 뿌듯하세요

 

당신이 관리를
잘해준 덕이지

 

약속은 약속이니까요

 

우리 아버지께도
한잔 드리지

 

물론이죠
앉으세요

 

이번 시합에 홍콩에서
1,200만 달러를 베팅했어

 

잘했어, 마지

 

감사해요

 

뭐로 드릴까요?

 

소림에서 멀리 떠나왔는데

 

달은 똑같군요

 

내일이 대결인데
눈 좀 붙이세요

 

결과가 어떻든

 

수란은 풀려날 겁니다

 

동료들을 두고
혼자 떠나지 않겠대요

 

고운 마음을 가졌군요

 

맥키 씨가
사람을 잘 봤네요

 

이것만은 알아두세요

 

나는 그녀를 위해
싸우는 게 아닙니다

 

당신을 위해서도

 

나 자신을 위해서도
아니지요

 

이진번이 옳아요

 

그는 미래입니다

 

쿵푸를 세상에
알리게 되겠죠

 

이미 그 가능성이 보입니다

 

재능이 있어요

 

전설이 될 만하지요

 

야망도 있고요

 

허나 쿵푸의 어떤 면모를
세상에 알리게 될까요?

 

분노 가득한 쿵푸?

 

상대를 제압하는 쿵푸?

 

그저 소비되는
상업적인 쿵푸?

 

만약...

 

만약에 뭐요?

 

만약에

 

그자가 스스로
깨달을 수만 있다면...

 

걱정돼요?

 

- 내일 대결 때문에?
- 자네는?

 

브루스, 다치지만 마

 

진심이야

 

그 충고는
황택민에게 해야죠

 

1964년 11월 24일

 

태극권 고수를
죽일 뻔했다고요?

 

날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그럴 마음은
티끌만큼도 없습니다

 

그럼 당신이 죽겠군요

 

왜 한 자리에서
싸우지 않습니까!

 

당신이 그걸 원하니까요

 

계단은 거기서 끝입니다

 

당신 방식도 마찬가집니다

 

이제 갈 곳이 없군요

 

당신도 그렇습니까?

 

이제 한계를 넘어서기
시작했군요

 

그 한계가 뭐죠?

 

대결은 끝났습니다

 

죽기 전엔 안 끝나!

 

누가 이겼죠?

 

승자가 누구냐고!

 

승자를 말해달라고!

 

둘 다 귀먹었어?

 

가자!

 

베팅금액이
1,500만 달러인데

 

지불할 수가 없어!

 

억지로라도 승자를 가려내

 

24시간 주지

 

얼굴은 안 다쳤으니

 

TV에는 나갈 수 있겠네

 

제압하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어요

 

그래도 이겼잖아

 

그자가 헤드록을 걸었을 때

 

죽을 뻔했어요

 

그자가 뭐라던가?

 

이제 알겠냐고

 

뭘 말인가?

 

권수란

 

난 너그러운 사람이야

 

마음이 약한 게

 

내 최대 약점이지

 

근데

 

너 때문에 내가
아주 곤란하게 됐어

 

넌 똑똑한 애잖아

 

쭉 지켜봤거든

 

넌 네 가능성조차
모르고 있어

 

부인은 주제 파악을
못하시네요

 

당신은 여전히
하수인에 불과해요

 

비싼 옷을
걸치고 있을 뿐

 

당신은 영혼이 없어

 

내가 승자를 찾길
바라는 게 좋을 거다

 

실패하면

 

넌 자유를 잃게 될 테니

 

- 승자가 없더군
- 알아요

 

수란의 몸값을
대신 갚을게요

 

늦었어

 

그보다 중요한 게 있거든

 

오늘 자정까지
승자를 알려주지 않으면

 

권수란은 창녀촌에
팔아 넘긴다

 

뭐...

 

맥키 씨

 

미안합니다

 

나 때문에
곤란하게 됐군요

 

난 문제만 일으키는
사람인가 봅니다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돌아가려 온 것인데

 

그 결과는

 

대실패로군요

 

- 이기셨잖아요
-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그 대결을
받아들인 이유는

 

이진번의 오만과 부족함을
일깨우기 위함이었소

 

그자를 짓눌러서
대결을 더 끌고 갔다면

 

내가 졌을 겁니다

 

방어만으로
그자를 자만하게 했다면

 

내가 이겼을 겁니다

 

- 이해하겠습니까?
- 여긴 소림사가 아니에요

 

미국이라고요

 

우린 승패를
가려야 돼요

 

승부 결과를 알려주세요

 

인생은 그리
순탄하지 않습니다

 

지금 누구 인생이
곤경에 처한 줄 아세요?

 

수란이요

 

대가님이 이겼다고
선포하게 해주세요

 

부탁입니다

 

그런다고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브루스 리는 절대
승복하지 않을 테니

 

그럼 대가님이
진 걸로 하시죠

 

그럴 수 없습니다

 

내가 이겼다고
확신하기 전까진

 

그럼 수란은 어떡해요?

 

그건 맥키 씨가
결정할 일입니다

 

안타깝지만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거 같다

 

몰래 쳐들어가서
데리고 나오려고

 

점심시간 전에

 

- 오픈 준비 중일 테니까
- 그러다 놈들한테 들키면?

 

- 그럼 어쩌라고!
- 며칠만 기다려!

 

그때 수란은
이미 팔려가고 없어!

 

스티브!

 

스티브!

 

왜!

 

그러다 너 죽어

 

접시 닦는 거
아니었어요?

 

승진했습니다

 

우리끼리
왜 싸워야 하죠?

 

싸우는 건 당신입니다

 

난 그렇지 않아요

 

어제는 살벌하게 싸우던데

 

무슨 일이십니까?

 

제자에게 전화가 왔어요

 

비니라는 녀석인데
스티브의 친구입니다

 

홀로 삼합회에 맞서기 위해
차이나 게이트로 갔다는군요

 

그 여자 때문에요

 

그러다 죽을 겁니다

 

드디어

 

목숨을 걸 만큼
중요한 걸 찾은 모양이군요

 

황 사부

 

우리 사이에 쌓인
감정과는 별개로

 

맥키는 당신의 제자고
나의 제자입니다

 

우리에겐 책임이 있어요

 

무슨 뜻입니까?

 

손 놓고 있으면
안 된다는 겁니다

 

당신은 분명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무슨 변화가 생긴 겁니까?

 

전부 다

 

대결에서 누가 이겼나?

 

- 답은 가져왔겠지?
- 그래, 내 대답이다

 

우리 도장 홍보를
이런 식으로 하나?

 

저 멀쩡해요

 

부탁컨대

 

여기서 기다리세요

 

안 돼요
소란 피우지 마세요!

 

꺼져!

 

어떻게 할까요, 황 사부?

 

꺼져줄까요?

 

잘 만났군

 

오늘은 끝장을 보자

 

빨리 끝내주지

 

내 촌경을 본 적 있나
토니?

 

촌경이란 겁니다

 

나도 한 수 배웁시다

 

이봐!

 

쿵푸 영화에
이런 장면은 안 나오지?

 

쿵푸하는 애송이들
대가리 날아가는 거!

 

저 왔어요!

 

웬만하면 엘리베이터 좀
설치하시지

 

수란은 어딨죠?

 

여기 없어

 

내 비장의 카드를
눈에 띄는 곳에 두겠어?

 

그 여자를 원하나?

 

난 승부 결과를 원해

 

누가 이겼지?

 

답을 주면

 

권수란을 풀어줄 겁니까?

 

그게 협상 조건이었어

 

그렇다면 내가 졌습니다

 

이자가 승자입니다

 

결과에 승복하나?

 

아뇨

 

지금 장난해요!

 

붙잡아둔 여자들을
전부 풀어줘요

 

더는 이곳에서
피해자를 만들지 말라고

 

좋아
그렇게 하지

 

소니, 승자 이름에
브루스 리를 올려

 

여자들을 풀어주고

 

내 말 안 들려?

 

어서!

 

나 기억나지?

 

네 다리몽둥이
부러뜨린 거?

 

나도 똑똑히 기억해

 

저런 모자란 놈

 

몽샨 기술 아닙니까?

 

글쎄요
그런가요?

 

- 왔어?
- 이거 가져왔어

 

옆집에서 훔쳤냐?

 

아랫집에서

 

왜 그렇게 기분 좋아?

 

사부님한테 돈 걸었는데
내가 맞췄잖아

 

넌 누구한테 걸었냐?

 

황 대가님

 

말했잖아

 

길바닥 출신을
우습게 보지 말라고

 

사부님

 

편히 있어

 

지금 어떨지 알아

 

사실은 몰라

 

난 누구한테
맞아본 적이 없으니

 

- 어떤 기분이야?
- 아파요

 

동료들도 풀려났어요

 

두 분 모두 감사합니다

 

엄마 몰래 천 달러 빼서
사부님께 걸었는데

 

눈치채시기 전에
채워놔야겠어요

 

안 죽어서 다행이다

 

뭐 필요한 거 있니?

 

아뇨, 괜찮아요

 

궁금한 게 있어요

 

대결에서 정말
이겼다고 생각하세요?

 

그래

 

왜요?

 

황택민으로 인해

 

내 한계를 체감했거든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어

 

완전히 새로운 방식을
떠올리게 됐지

 

물은 담기는 그릇에 따라
그 형태가 자유롭게 변해

 

하지만 강하고 순수한
본질은 그대로지

 

그게 바로
내 방식이 될 거다

 

멋지네요

 

난 스타가 되고 싶었는데

 

전설이 되기로 했어

 

황택민처럼

 

또 방문하실 거죠?

 

네, 아마도 그러겠지요

 

배울 점이 많은 곳입니다

 

가르칠 사람도 있고요

 

내가 다시 올 때도
여기 계실 겁니까?

 

아마도요

 

계속 여기 남아서
상황을 지켜봐야죠

 

맥키 씨

 

고마웠습니다

 

맥키 씨가 아니었다면

 

난 계속 접시를 닦고
있었을 겁니다

 

대가께서 일깨워주려던 걸
사부님이 깨달으셨어요

 

그러니 대가께서
이기신 겁니다

 

쿵푸는 세상에
알려져야 합니다

 

브루스 리가
그걸 해내겠지요

 

만약 해내지 못한다면

 

내가 다시 돌아와
혼을 내줄 겁니다

 

다시 한 번

 

이 대결을 계기로
이소룡의 쿵푸방식은 변화했고

 

여러 격투기술을 조합해
1969년 7월, 절권도를 선보였다

 

감독/ 조지 놀피

 

원작/ 마이클 도건
'브루스 리의 필사의 대결'

 

용쟁호투: 전설의 시작